나는 프로야구 팬이다. 그것도 LG트윈스 팬이다. 만년 하위권에서 헤매고 있지만 그래도 이 팀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놈의 의리(?) 때문이다. 이쪽 세계에 내려오는 불문율 같은 것이 있다. LG 팬들의 의리 하나는 믿어도 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7년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팀이다.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같은 다른 서울 연고지 팀들이 생겨나고, 심지어 좋은 성적을 거둠에도 불구하고 이탈을 하지 않는다. 이 정도가 되면 의리가 아니라 미련한 미련이라고나 할까?
LG트윈스가 처음부터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시작은 창대하다. 시즌 중반까지 상위권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마음을 들뜨게 한다. 하지만 곧 DTD의 늪이 기다린다.
Down Team is Down.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그 팀에 LG가 항상 들어있다. 매번 마무리가 불안하다. 다시 하위권, 도루묵 시즌이 되고 만다. 그래서 나에게 하반기 프로야구는 없다. 성질이 나고 분통이 터져서 아예 스포츠 채널을 지워 버린다.
올해 역시 하반기 프로야구를 잘 보지 않는다. 못해서가 아니라 잘해서이다. 잘하는 야구를 왜 보지 않는지 궁금해하겠다. 좀 이상한 이유인데 심장이 떨려서 못 보겠다. DTD의 악몽과 27년 전 우승의 감격이 교차하면서 한 경기 경기가 긴장 그 자체다.
이번 시즌은 코로나 때문에 경기 룰이 변경되면서 무승부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1-7위까지 순위가 정해지지 않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어디 프로야구 뿐이겠는가? 마무리가 중요하다. 시작이 절반이면 마무리는 전부이다. 곧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다. 코로나가 정지시킨 일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것도 2021년이 두 달 남은 지금에야 말이다. 한 해 같은 두 달이 될 것 같다. 황금 마무리가 필요한 때이다.
무엇보다 예수 믿는 우리의 황금 마무리는 예배의 회복이겠다. 멈춰진 성찬을 다시 시작하고, 예배의 기쁨을 되찾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산다. 승리한다. 기뻐한다. 이를 위해 마음을 모으자. 우승이 눈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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