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온통 대선으로 난리통이다. 여야 모두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적과 동지의 경계가 무너질 정도의 무차별 비방과 인신공격이 이어지면서, 말 그대로 ×판 5분 전의 난잡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급기야 한 야당후보가 라디오 생방송 중에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황당한 일이 벌어 졌다. 웃픈 것은 상대당 후보의 정신 이상을 운운하던 분이 정작 자신의 정신은 통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이러한데 본 게임이 시작되면 어떻게 될지 두려울 뿐이다. 아무리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이며 투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혼탁한 선거는 솔직히 거절하고 싶다. 네거티브하지 말고 정책 대결하자는 말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정치 선진국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가까운 일본이나 바다 건너 미국도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 정치를 빙자한 어른들의 싸움을 보는 아이들에게 많이 부끄럽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지만, 어른은 싸우면 작아질 뿐이다. 최소한 싸우더라도 룰은 지키고 예의는 차리는 게 어른일 텐데, 정치하시는 분은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니면 그 수준이 안되나 보다.
청년 시절 모 교회에서 노회라는 것이 처음 열렸다. 권사님들이 한복을 입고 나와 손님을 맞이하고, 맛난 음식을 차려 정중히 대접하는 귀한 자리였다. 그런데 식사 후 속회 되었을 때 예배당 안에서 고성이 오가고 멱살을 잡는 일이 벌어졌다.
매우 충격적이었다. 아마 자리를 준비하신 성도들은 더욱 그랬을 것이다. 뭘 그렇게 대단한 일이길래 저러시나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배도 외에 그런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후 교회 분위기가 별로 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잔치가 아니라 유치였기 때문이다.
교회라고 뭐 다를 것 있겠나 싶겠지만, 교회가 이러니 세상이 저런 것이다. 제발 우리 교회는 싸우면서 크는 그런 바보 같은 일은 멀리 했으면 좋겠다. 35년이면 충분히 어른이다. 어른은 싸움을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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