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감사절 예배가 끝나고 난 후 확진자가 300명이 넘는 위기가 다가왔지만 생각해보면 그 또한 감사할 제목이다. 그럼에도 안전과 평안 속에서 감사예배를 마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은혜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씻지도 않고 잠이 들어버렸다. 그만큼 긴장했던 것 같다. 눈을 떠보니 새벽이었다. 얼굴을 씻고 말씀을 묵상하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지나갔다.

“정말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잤구나.”

목회를 시작하고 마음 편한 시간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평안이 편안보다 낫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반복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믿음이 조금씩 희미해진 것 같다.

하지만 감사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나서 막혀있던 평안의 샘도 열리고 있다. 평안해서 감사한 게 아니라 감사해서 평안하다는 진실을 체험한 것이다. 여전히 참 모자란 목사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교인들을 사랑하셔서 교회를 지키신다는 확신도 얻게 되었다.

다가오는 성탄절에 이렇게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을지... 한 자리에 모여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지... 아무 것도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감사하는 마음이 있는 한 하나님의 은혜는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우리 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하시며 아끼신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다시 소망을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