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인터넷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단어 중 하나가 “4인 1가구 100만원”이다. 정부가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기로 결정하면서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처음 논의되던 금액보다 줄었다. 또 지급대상이 국민 전부가 아닌 소득 하위 70%로 정해졌다.

이를 두고 여야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총선을 위한 퍼주기식 행정이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그 말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 나부터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우리도 받게 될까?”였다.

만일 우리 가족이 소득하위 70%라면 갑자기 140만원이 생길 것이다. 경기도에서 주는 40만원, 정부에서 주는 100만원...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방상품권으로 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사용범위가 많지 않을 것이다. 상품권으로 헌금을 할 수 없으니 그건 현금으로... 그러면 주위 마트 가고, 식사하고, 그래도 돈 남으면(?) 책을 사러갈게다. (이렇게 우리집 소비패턴이 단순하다. 엥겔지수가 상당히 높다;;)

내 생각에는 대부분 가정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이런 소비가 나라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소비침체는 심리적 영향이 더 클 거라 생각하는데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흉흉한 소식들을 140만원이 커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더 줘야한다는 얘기가 많다. 다 줘야한다는 말도 많다. 하지만 정답은 없다. 확신도 적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 길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보장되지 않은 길, 그래서 위험할 수도 있는 길이다. 경제부총리가 반대한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는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라 경제의 1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돈 140만원보다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서로를 돌아보는 마음, 공동체를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이 따뜻한 소비를 만들어 위기를 이길 힘을 만들지 않을까?

이번 대구작은교회돕기 헌금이 모이는 것을 보면서 작은 확신이 생겼다. 이렇게 힘든 때에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300만원이 넘는 헌금이 모였다. 작은 기적이다. 우리 교회 와서 가장 살 맛 나는 기억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물론 지방 목사의 철없는 공상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우리 교인을 보며 희망이 보인다. 따뜻한 마음이 만드는 따뜻한 소비의 힘이 보인다.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 확실하지만... 마음의 온기마저 빼앗긴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 싶다. 나는 공(空)돈 140만원보다 공(共)돈 300만원에 미래를 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