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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닥치고 특새 준비!
작성자 samilchurch
작성일자 2023-04-01
조회수 279

세상이 변했다. 거리가 온통 꽃바람이다. 올해는 한주 빨리 개화되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너무 따뜻했다. 여름이 느껴질 정도였다. 천변 주위에는 벚꽃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하다.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는, 주위 사람들이 오해할 만큼 웃는다. 떠든다. 다들 봄에 취하고 꽃에 취했나 보다.

갱년기가 지나가 버렸는지 나는 이번 봄꽃은 그렇게까지 사랑스럽지는 않다. 여전히 떨어지지 않은 기침 때문에 그런 건지, 단지 차가운 새벽공기를 마시며 교회로 향할 때면 걱정이 앞선다. “이 추위를 잘 견디려나?” 20도가 넘는 일교차를 견뎌내기에 꽃잎이 너무 가냘프다.

고난주간이 역시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온 것 같다. 마치 봄꽃처럼... 날씨가 따뜻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차가운 새벽공기를 잘 견딜 수 있을는지... 교우들의 몸과 마음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

몇 달만에 산에 올랐다. 능선으로 향하는 산길 옆에 진달래가 봉우리를 열고 반겼다.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이었음에도 산은 맑았다. 그대로였다. 단지 오랜만에 산을 오르는 내 발걸음만 무거울 뿐이었다.

곧 정상이다. 체온이 올라 겉옷을 벗는다. 잠시 후 눈앞에 의정부 시내가 바다처럼 펼쳐진다. 동행한 청년의 말 “목사님, 사진 한 컷 찍으시죠?” 준비해 온 오이를 꺼낸다. 입에 넣는다. 참외보다 달다. 이때 어디서 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야, 좋다.” “다리 괜찮지?” “응, 아무렇지도 않아.”

아직 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나이, 그리고 가냘픈 팔과 다리... 하지만 땀 한방울도 맺히지 않았다. 전혀 힘든 기색조차 없었다. 아빠와 오붓이 앉은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여 한참을 쳐다봤다.

겨울이 거세도 꽃은 핀다. 꽃잎에 가냘퍼도 추위를 이긴다. 나이가 어려도 산에 오른다. 다리가 가냘퍼도 정상까지 거뜬하다. 고난 속에도 믿음은 자란다.

내가 정말 괜한 걱정을 했나 보다. 닥치고 특새 준비나 열심히 해야겠다. 문제는 날씨가 아니라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