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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외로움 때문에
작성자 samilchurch
작성일자 2023-03-25
조회수 289

지난 목요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만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얼룩말 한 마리가 사육장을 탈출해서 도로를 질주한 것이다. 시민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출동하였고, 7차례에 걸친 생포 작업 끝에 결국 포획했다. 트럭에 실려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 해프닝은 마무리되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세로”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살고 있는 네 살박이 수컷 얼룩말이다. 어린이대공원은 십여 년 전 코끼리 탈출 이후 두 번째 동물탈출사건이다. 다행히 부상자나 기물파손 없이 끝났지만, 자칫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원래 얼룩말은 다른 말들과 달리 성격이 예민하고 성깔이 있는 것으로 알려있지만, 세로의 경우는 더욱 그랬다. 울타리 너머에 있는 캥거루와 자주 싸우는가 하면, 예민한 행동을 보였다. 결국은 울타리를 부수고 달아날 만큼 극단적인 스트레스가 폭발한 것이다.

도대체 세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담당 사육사에 따르면 세로의 돌발행동은 까다로운 성격 때문만은 아니라고 한다. 그 원인은 다름 아닌 “외로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작년과 재작년에 연이어 세로의 부모가 사망했다. 이때부터 세로의 방황과 반항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갑자기 의지할 대상을 잃은 후 일탈과 질주가 시작된 것이다.

동물들도 사람과 같은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사람들의 일탈 뒤에 외로움이 발견되는 것처럼, 세로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 어쩌면 세로의 질주는 혼자만의 것은 아닌 듯하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외로움의 질주를 종용받고 있는 영혼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세로는 내년에 친구가 생긴다. 대공원 측에서 세로의 외로움을함께 할 짝꿍을 준비해 놓았다고 한다. 이제 문제는 세로가 아니라 우리인 것 같다. 영혼의 친구이신 예수를 만나는 것, 그리고 예수의 친구들인 교우과 함께 동행하 것이 왜 이리 어려운지...

봄은 왔지만 아직 바람은 차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할 친구가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