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의 한문 名節은 여러 절기 중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절기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특별히 우리나라는 설과 추석을 최고의 명절로 여긴다. 특별히 추석은 농경적 문화이다. 한해의 수확을 거두며 감사하는 시간이다. 추석 즈음에는 더위가 물러나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환상적인 날씨가 되기 때문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사회구조가 바뀌고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가족구성이 변하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으라는 말이 옛말이 되었다. 최근 추석은 또 다른 어휘가 추가되었다. 명절증후군, 명절이혼... 불행하게도 추석은 가족 간의 갈등이 나타나고 부부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命絶”로 변해가고 있다. 행복한 절기가 아니라 생명이 짧아지는 고통의 시간으로 전락해가는 것이다.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며느리들은 눈 질끈 감고 이 꽉 깨물고 명절기간을 견딘다. 그리고 나중에 남편과 조용히 계산하는 뒤풀이가 이어진다. 실제로 2008년 이후로 명절 이후 많은 가정에서 불화가 일어나서 이혼에 이르는 “명절이혼”이 증가한다고 하니 결코 웃고 넘길만한 일은 아니다.

지난 시간 부교역자로 교우들을 섬기면서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많은 여교우들을 만났다. 뿐만 아니라 내재된 갈등이 폭발하여 이혼위기까지 이른 부부를 상담한 경험도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부분은 서로 기대하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재산문제가 덧붙여지면 정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씁쓸한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신앙이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신앙이 뭔지 고민할 때가 많았다.

여러 말이 필요 없다. 삼일가족들은 이번 명절에 진짜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부모님께 정관장 선물하며 건강 챙겨드리는 것보다 진짜 신앙인으로 섬기며 영적 건강을 챙겨드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어머님들께 호소한다. 자녀들에게 너무 기대하지 마라. 내리사랑이다. 어차피 내 자식이다. 신앙의 선배로써 관용을 나타내라. 이번 한주는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신앙을 신앙답게 나타내자. 사랑을 이루자. 꼭 그렇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