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신혼생활을 시작했을 때 원치 않는 다툼을 하곤 했다. 대개의 경우 두 가지의 문제였는데 소통의 어려움과 성격 상 차이 때문이었다. 전자는 예상이 되던 문제였다. 워낙 다른 가풍과 문화 속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소통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였다. 서로의 언어를 익히고 수용하면 그만이었다. 물론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사랑으로 기다리며 조금씩 개선해나갔다.

그런데 두 번째 문제는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지금도 미완성인 것 같다. 성격의 차이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나타난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 우리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부분은 일처리 방식이었다. 나는 빠르고 완전한 방법을 선호했다. 반면 아내는 다소 느리고 평안한 방법을 좋아했다.

한 마디로 나는 완벽주의자였다. 사실 아내를 만나기까지 내가 심한 완벽주의자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완벽주의자는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불만이 많다. 완벽하지 못한 주변 사람을 압박하고 심지어 자신을 몰아붙여 자학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를 때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이런 생각에 빠지게 되면 헤어 나오기가 힘들다. 결국 모두가 불행해진다. 심지어 모든 일이 완벽하게 이루어져도 말이다.

우리 부부가 겪었던 어려움이 교회에도 나타나는 듯하다. 서로 다른 문화와 성격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한 몸이 되려고 하니 삐걱되는 것이 당연하다. 안타까운 것은 완벽주의가 신앙과 결합하게 되어 견고한 진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쉽게 넘어갈 일도 큰 문제로 확대되기도 한다.

물론 완벽한 것은 좋은 것이다. 하나님 역시 완벽하신 분이다. 그러나 온전하신 하나님은 완벽을 포기하셨다. 불완전한 인간이 되셨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 십자가에 달리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을 앞서는 완벽은 없기 때문이다. 옳은 것을 온전하게 하는 길은 사랑뿐이다. 정말 삼일교회가 사랑이 앞서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그렇게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