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지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한계를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인간의 한계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육신적 한계와 정신적 한계이다. 쉬지 않고 계속 노동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만일 그랬다간 몸에 이상이 생긴다. 또한 항상 모두에게 친절할 수는 없다. 마음이 번아웃 되버리면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의 폭풍에 휩싸여 버린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밤을 주셨고 안식일을 주셨다. 밤에 눈을 감고 잠을 자야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주일에 눈을 감고 주님을 바라보아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지난 2개월의 공사는 하나님의 은혜였다. 우리가 함께 기도했던 7가지의 제목들이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지난 60일은 점점 지쳐가는 시간이었다. 특별히 교역자들은 더욱 그랬다. 몇 번의 고비가 있었다. 하지만 잘 이겨냈다. 그래도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사람이 지치면 제일 먼저 표정과 말에 표가 난다. 생기를 잃게 되고 웃음기가 사라진다. 입술에는 감사와 칭찬보다 불평과 비난이 많아진다. 사실 이런 말과 행동은 다른 뜻으로 이해해줘야 한다. “목사님, 나 지쳤어요.” “집사님, 나 정말 힘들어요.”

안타까운 것은 내 마음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지친 교우들을 위로할 때 진심을 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려웠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품고 보듬어 줄 여력이 없었다. 고작 할 수 있는 진심이 이것이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잡아 주실 거예요.”

부족한 종의 모자란 모습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새 예배당을 주셨다. 교우들을 사랑하셔서 그런 것 같다. 목사보다 나은 성도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퇴근 후 밤늦게까지 봉사하시는 한 장로님이 손가락을 다치셨다. 웃으며 이렇게 말하셨다. “목사님, 치료비 교회에 청구해도 돼요?” “그럼요. 꼭 하세요.” 물론 치료비는 청구되지 않았다. 손에 반창고를 감고 다음날 다시 일하셨다. 이제 다 왔다. 이번 주가 마지막이다. 다음 주일예배는 모두가 쉼을 얻고 회복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