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TV를 떠들썩하게 한 뉴스는 단연코 “도의원 외유사건”일 것이다. 사상 최악의 수해를 당한 도민들을 뒤로 하고 10일 간의 유럽연수를 떠난 4명의 도의원들은 평생 먹을 욕을 한 주 동안 다 먹게 되었다.

그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나름 이유는 있다. 몇 달 전부터 이미 계획되었던 일정이었다. 그리고 지난 3월과 5월에 이미 두 번 연기된 상황이라 다시 취소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출국했기 때문에 맡은 직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마음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도민들이 이들을 도의원으로 뽑은 이유는 단순히 사무적으로 혹은 직무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주민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행복을 위해 열심히 섬길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민들은 소통하지 않고 함께 하지 않는 도의원은 아무리 유능해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은 교회를 향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하지 않는 교회,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교회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모습을 보기 원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교회의 작은 실수에도 예민하다. 억울할 면도 많지만 그래도 소망이라면 교회에 대한 기대가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한달 간의 공사기간을 통해 얻은 유익은 주민들과 함께한 매일 매일의 만남이다. 아침마다 마주치며 인사하는 이 짧은 시간이 하루 이틀 쌓이게 되니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게 되었다. 심지어 짜증과 불평으로 시작된 만남도 함께 하는 짧은 시간들 속에서 결국 웃음으로 변하게 되었다.

갑자기 우리 공동체에 대해 질문해보았다. 동고동락의 31년, 혹은 함께 한 지난 2년 반의 시간... 우리는 어떤 수확을 거두었을까? 만일 해결되지 않은 답답함이 남아있다면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함께 해주세요.” 함께 하는 사람은 결국 기쁨을 거두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