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예배당공사가 후반부에 들어섰다. 주님께서 보내주신 인부들과 함께 지붕을 올린 지 이제 한 달이 넘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교역자들에게는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공사현장을 지켰다. 지나는 행인들에게 인사하며 더위에 지친 인부들을 다독였다. 주말마다 교우들과 함께 의자를 넣었다가 빼기를 몇 번을 반복했다.

전도사님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좀 쉬어”이다. 하지만 정작 쉬지를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쉬기가 어려웠다. 남은 일이 보여 쉬지 못했고 힘겨워하는 동역자들이 눈에 밟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우리 교회 전도사님들이 참 대견하고 고맙다. 담임목사 눈치를 보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주님의 교회를 사랑해서 최선을 다한다.

완공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중국을 다녀오게 되었다. 한 교우가 이렇게 물었다. “목사님 안계시면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겠어요?” “집사님 걱정마세요. 더 잘될 거예요. 주님 교회잖아요. 그리고 전 우리 교우들을 믿어요. 저보다 더 교회를 아끼고 사랑하세요.”

옆에서 가만히 계시던 다른 교우가 말을 보탠다. “목사님 솔직히 말해보세요. 피하시는 거죠? 도망가지 마세요.” 나는 당황하지 않고 목소리를 다듬은 채 애써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 솔직히 좀 피해있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요. 다른 이유 때문에 가는 거예요.”

다른 이유란 먼저 나 때문이다. 예배당 건축에 파묻혀 자꾸 예배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중요한 이유는 교회 때문이다. 우리 교회가 자기 교회 짓다가 끝나는 교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가 들었다. 그래서 남의 교회, 주님 교회 세우는 일에 눈을 열고 싶었다.

이번 탐방하는 지역은 중국에서 제일 못사는 소수민족자치구이다. 낡은 예배당에서 겨우 끼니를 때우며 교회를 지키는 현지목사님이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집을 고쳤으니 바다 건너 주님 집을 고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는 교회를 세우는 교회니까... 주님이 원하시는 참 교회, 우리 삼일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