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주 하는 말 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 괜찮더라.”는 말이 있다. 정리하자면 악한 소통은 있어도 악한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악한 소통이 가져다주는 악한 결과를 경험했다. 소통의 부재 때문에 쉬운 일마저 어려워지고 착한 사람이 독해지는 비극이 보았다.

예배당 보수공사를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이 복잡했다. 그중에 가장 마음이 쓰이는 일은 열악한 공사환경에 따른 안전사고문제와 소음발생으로 인한 이웃들과의 갈등문제였다. 매일 아침마다 기도를 했다. “하나님, 오늘도 무사히” 그렇게 3주가 흘렀다. 그리고 은혜 가운데 굵직한 공사들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전도사님께서 말했다. “목사님은 수완이 좋으신 것 같아요. 갈등이 있을 때마다 해결하시는 것 보니 대단하세요.” 조금 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대단한 게 아니라 버티는 거예요. 제 뒤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면 다 하게 되더라구요.” 전도사님이 말씀하셨다. “뒤에 왜 아무도 없어요. 저도 있고 교우들도 있잖아요.” 죄송한 말이지만 솔직히 크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아마 책임이 주는 마음의 무게 때문 같다. 이 무게마저 덜어내면 내가 호원삼일교회 담임이겠는가?

그런데 공사기간 가운데 하나님께서 마음의 무게를 더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다. 바로 “소통의 능력”이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씻고 다시 교회를 나온다. 그리고 출근하는 빌라주민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공사소음 때문에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지나치던 주민들이 이내 웃는 낯으로 답한다. “괜찮아요.”

점심이 되면 내리쬐는 땡볕 아래에서 고되게 노동하는 인부들에게 이런 저런 농담을 건넨다. 전도사님께서 음료수며 수박이며 간식을 준비해서 인부들을 격려한다. 그렇게 한바탕 함께 웃고 나면 다시 일할 힘이 생긴다. 소통이 사람을 웃게 한다. 웃는 낯이 갈등을 넘어서게 한다. 그렇다. 우리 교회가 되찾을 것은 웃는 얼굴이다. 우리를 바라보시고 웃으시는 하나님... 그 얼굴로 형제자매를 바라보자. 웃는 낯이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