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바늘이 토요일에서 주일로 넘어가는 자정,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목사님 주무시는데 죄송해요. 저희 신집사가 갑자기 연락이 안돼서 늦게 연락드렸어요.” 어차피 주일을 준비하는 토요일은 새벽이 되서야 눈을 붙인다. 토요일 밤은 나에게 가장 조용한 시간, 가장 긴장된 시간이다. 하지만 이 밤의 고요를 깬 전화 한통은 나를 더욱 긴장케 만들었다.

“장로님, 어떻게 된 일이죠? 차곡차곡 말씀해보세요.” “예, 신집사가 결혼식 때문에 부산에 다녀왔는데 오는 길에 교회에 들러 기도하고 간다고 하고는 연락이 끊겼어요. 계속 전화를 받지 않더니 갑자기 연결이 되었는데 낯선 남자가 전화를 받고는 끊어버렸어요. 무슨 일 일어난 건 아니겠죠?” 분명 놀랄만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차에는 연림이가 동행하고 있었다. 장로님의 말씀만으로 따져본다면 “사고” 내지는 “납치”라는 생각까지 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무슨 일이 있겠어요? 다른 사정 때문이겠지요. 마음 가라앉히시고요.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신집사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불통이었다. 그리고 핸드폰 위치추적 어플을 깔고는 작동하였다. 하지만 본인허락이 없으면 불가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린다. 혹시 교회에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 이전도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전도사님, 혹시 신영아 집사님 저녁에 교회로 오셨나요?” “네 기도하시다가 12시쯤 집으로 돌아가셨어요.” 마음이 놓였다. 휴~~ 하고 긴 숨을 내쉬었다. 장로님께 문자를 보냈다. “연락이 되었고 안전하게 도착하셨답니다.” 신집사 납치사건은 그렇게 싱겁게 끝났다.

전화를 끊고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먼저 밤늦게까지 교회에서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전도사님과 신집사님이 계신다는 것이 행복했다. 그리고 조금은 웃프지만 신장로님의 자녀사랑이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그래, 자식은 나이가 중년이 되도 자식일 뿐... 부모의 마음에는 항상 “아이”이고 소중한 “내 새끼”이다. 갑자기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 헤매시는 주님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 주님 앞에 우리는 영원한 “내 새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