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보수공사가 시작되었다. 건축위원회가 뜻을 모으고 교우들이 함께 기도하여 비로소 첫 삽을 뜨게 되었다. 이번 공사는 마치 예루살렘 성전재건 때와 비슷한 하나님의 예비하심이 있다. 먼저 무명의 성도가 거액의 헌금을 드렸다. 또한 한 선교사님의 전적인 열심으로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더구나 주차장을 공사장으로 사용하면서 나름 조용하고 편리한 환경이 마련되었다. 날씨도 공사를 돕는다. 새벽 내내 비가 오다가도 공사가 시작될 즈음이면 금세 해가 뜬다.

아무래도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긍휼히 여기시는 것 같다. 지난 30년간 어려움 가운데 교회를 지켜온 교우들의 눈물을 기억하시는 것 같다. 공사를 위해 예배당 지붕에 올라가 천막을 걷어내었다. 인부 한분이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이 지붕으로 30년을 버티셨어요?” 한손으로 골조 파이프를 내밀었다. 부식이 심해 으스러질 정도였다. 지붕은 5mm도 안 되는 판넬이 한 장이 전부였다. 그것도 녹이 심해서 밟으면 부서졌다.

“은혜”라는 말이 어울렸다. 지난 세월 부실한 환경 속에서 안전하게 예배를 드린 것이 은혜이고 또 새롭게 지붕을 보수할 수 있는 것 역시 은혜였다. 정말 여호와의 날개 아래 안전하게 머문 것 같다. 이 사실만 묵상해도 하나님이 우리 교회를 사랑하시는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공사기간 내내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는 지붕,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천정을 바라보며 기도 반 염려 반으로 하루를 보낸다. 갑자기 쾅 하고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강대상 위 지붕이 무너지며 인부가 다칠 뻔 했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옆에서 이전도사님의 기도소리가 더욱 커져갔다. 아마 하나님께서 우리를 더욱 기도하게 하려고 이 상황을 허락하신 것 같다. 이 또한 은혜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다. 그렇다. 마음이 열리고 시각이 열리면 모든 것이 은혜다. 감사다. 사도 바울이 말했듯이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능력이다. 우리 교우들이 이 능력을 함께 경험했으면 좋겠다. 성전이 세워지듯 우리의 믿음도 높이 세워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