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바뀌었다. 152일의 국정공백이 끝나고 19대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이번 선거결과는 이미 예상된 듯하다. 그래서 “재미없는 선거”라는 말이 돌았다. 새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두터워서라기 보다는 전임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컸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잘해서 된 게 아니라 못해서 됐다.

  그래서 새 정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심지어 한 지붕 아래에서도 전혀 다른 생각과 견해가 대립된다. 분명 이번 대통령 앞에는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 놓여있다. 동서갈등, 남북갈등, 미중갈등, 한일갈등 등 해결해야 문제들이 산재되어있다. 더구나 국민들의 요구는 많고 국제정세는 호의적이지 않다. 기도가 많이 필요할 때이다.

  이번에는 인수위 기간이 없기 때문에 바로 인사개각이 이루어졌다. 새롭고 참신한 인물이 세워지는가 하면 과거경력이 우려되는 사람도 등용되었다. 국정을 시작하는 대통령의 행보는 차차 담담히 두고 보아야겠으나 한 가지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 바로 소통하려는 노력이다.

  예전 대통령에게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언론에 자주 노출된다. 식권을 들고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가 하면 와이셔츠 차림으로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야외 미팅을 한다. 격이 없이 대통령이 스스로 언론인터뷰를 하는가 하면 광화문에서 국민소통을 위해 정기모임을 계획하기까지 한다. 권위를 내려놓은 국민의 대통령...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렇다.

  그런데 솔직히 마음 한편에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저럴 수 있을까?’ 사람이 처음 마음을 지킨다면 세상은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담이 하나님과의 처음 마음을 지켰다면, 남편이 아내를 만난 처음 감정을 기억한다면, 세례를 받고 교인이 되던 처음 기쁨을 품고 있다면 우리의 가정, 교회, 사회공동체는 많이 행복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우리 교회에 온 처음 그날을 떠올렸다. 최소한 욕먹는 목사는 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끝까지 교인들을 포기하지 말자고 결심했다. 이 마음을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 부끄럽다. 다시 그 마음을 붙잡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