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다른 감정을 느끼고 다른 조건 속에서도 같은 감정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철이 든다는 것은 마음을 돌아보고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월의 연륜조차 이길 수 없는 인생의 파도가 칠 때면 마음의 평안을 붙잡고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목회자의 경우는 더욱 그런 것 같다. 많은 영혼들의 삶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아픔을 함께 느껴야하고 함께 울어야하며 함께 기도해야한다. 그래서 목회가 어려운 것 같다. 누군가를 위해 마음 한구석을 항상 비워 둬야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목회자를 괴롭히는 교우의 자녀들이 목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씀하셨다. 아마 하나님께서 다른 입장으로 목회자를 이해하게 하셔서 그분의 마음을 다스리기 원하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얘기하셨다. 목사님의 말씀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다. 지난 목회생활 가운데 그만큼 마음에 멍이 들고 상처가 나서 간접적으로 아픔을 쏟아내신 것이다.

목회자의 길을 걸으면서 그분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것 같다. 매일 무너지고 매일 다시 일어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절망하고 다시 희망한다. 선배목사님에게 이런 내 상태를 말씀드렸더니 이렇게 대답하셨다. “박 목사님, 그게 목회예요. 제대로 하고 계신 겁니다.”

그러나 나는 다른 분보다 행복한 목사인 것 같다. 이번 어머님 수술을 겪으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목회자로써 흔들리지 않으려고 나름 애를 썼다. 사역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다. 그러나 밤이 되면 막막할 때가 많았다. 아내와도 나누기 힘든 씁쓸함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교우들을 통해 위로하셨다. 그리고 그러한 위로들이 다시 설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목회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마음은 교우들이 함께 품을 때 능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