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대심방은 1년 목회일정 중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목사가 각 가정을 직접 돌아보고 위로하며 하나님께서 특별히 주시는 말씀을 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심방 기간 동안 나는 항상 긴장해있다. 기본적인 목회일정을 소화하면서 심방스케줄을 채워야하기 때문에 마음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러나 긴장하는 것은 단지 마음뿐이 아니다. 위를 비롯한 소화기관과 허리띠도 긴장해있다. 심방과 함께 먹방(?) 역시 계속되기 때문에 자칫 긴장을 놓다가 3~5kg는 금세 불어나버린다. 사랑받는 목사의 행복한 고민이다.

한 주간 심방을 쉬는 동안 낯선 번호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박성민 회원님이시죠?” “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아 피트니스클럽 트레이너입니다. 너무 오래 오시지 않아서 전화 드린 거예요.” 나에게 헬스클럽은 일종의 위안이다. 비록 자주 운동을 하지 않지만 정기권을 끊어놓으면 언젠가는 운동할거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더구나 몇 개월을 함께 끊으면 대폭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수지맞는 느낌으로 정기권을 사버렸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희망이 꼭 의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독감에 걸려 몇 주, 심방하느라 몇 주 패스하고 나니 한 달이 훌쩍 넘어버렸다. “회원님 내일 5시까지 꼭 오세요. 오시면 개인레슨 해드릴게요.” “네 알겠습니다. 그 시간에 꼭 갈게요.” 순간 비싼 개인레슨까지 해주며 운동으로 부르는 트레이너에게 큰 감사를 느꼈다.

다음 날 굳은 결심으로 헬스장으로 향했다. 트레이너는 체성분 검사를 해주었다. 그리고 한 시간 넘게 심한 트레이닝을 시켰다. 다리가 후덜덜 팔은 덜덜덜... 레슨을 마치고 나를 불렀다. “상태가 심각한 것 아시죠? 운동하시면서 체중을 꼭 줄이셔야 해요.” “예 압니다. 그런데 잘 안돼요.” “그럼 저한테 레슨 받으세요.” 그리고 트레이너는 가격을 제시했다. 두 달에 100만원... 입에서 심한 감탄(?)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나는 에둘러 거절했다. “운동의지가 약해서 자신이 없네요.” 그런데 그분의 대답이 명언이다. “제가 의지까지 책임집니다. 15kg 감량 자신하구요.” 믿지 못할 그 얘기가 솔깃한 것은 무엇일까? 이 태도를 배우면 전도도 목회도 자신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