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을 사자성어로 표현한다면 “內憂外患(내우외환)”일 것이다. 국외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압박과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 독도, 소녀상 분쟁에 따른 일본의 도전과 바로 위 북한의 핵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탄핵정국과 좌우간의 충돌, 그리고 AI(조류독감)에 이은 구제역까지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도 없고 숨 돌릴 곳도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특별히 구제역의 경우 사정을 살펴보면 더욱 답답해진다. 정부예산을 16년간 3조를 투입하고도 여전히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수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한 것이 몇 년 전인데 소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이번 구제역 발생은 천재라기보다 인재에 가깝다. 똑같은 재난이 닥친 이유는 사람들의 잘못된 태도 때문이다. 구제역 발생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국내 상황에 맞지 않은 백신투입, 그리고 목축업자들의 얄팍한 계산 때문이다.

매년마다 바뀌는 행정책임자 때문에 초동대처가 어렵고, 백신개발을 게을리 한 덕에 약효가 모자라는 백신을 배포하였다. 더 심각한 것은 목축업자들인데 우유생산량이 감소된다는 이유로 백신투여를 기피한 것이 구제역 확산의 원인이 되었다. 잘못된 태도가 잘못된 상황을 만든 것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답답함을 느낀다. 동시에 나와 한국교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점점 심각해지는 목회현장을 따라잡지 못하는 목회자들, 자교회 이기주의와 성장제일주의에 빠져 사회적 책임과 교회연합을 포기한 교회들, 그리고 개인주의적 신앙을 추구하며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사명을 외면하는 교인들... 잘못된 태도가 잘못된 교회를 만들고, 잘못된 교회가 잘못된 세상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맛을 잃은 소금은 사람에게 밟히고 비추지 않는 등불은 말 아래 두는 법이다. 누구의 탓을 하랴? 나부터 온전해져야겠다. 은혜의 맛을 찾고 복음의 빛을 회복해야겠다. 여전히 날이 춥다. 우리는 복음의 열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