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어머니에게 자주 듣는 꾸중이 있었다. 집중력 부족, 인내심 부족... 꾸중 뒤에는 항상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다. “성민아, 네가 끈기만 생기면 삼형제 중에 제일 잘할 거야.” 이 말씀은 내게 희망이자 동시에 절망이었다. 멀리 앞서 가는 형님들보다 잘 된다니 기분이 좋았다. 반면 아무리 노력해도 형님들의 끈기를 따라잡지 못할 것 같아 힘이 빠졌다.

청년이 되어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나는 형님들의 끈기를 따라잡지 못했다. 형님들보다 잘하지도 못했고 잘 되지도 못했다. 고등학교 때 사춘기가 와서 학업을 잠시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마음속에 어머니의 말이 맴돌았다. “성민아, 네가 끈기만 생기면...” 그리고 그것이 삶 가운데 후회와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 끈기가 생겼다. 두 가지에 대한 것이었다. 음악과 사역... 그때 끈기라는 말의 정의를 알았다. 끈기는 사랑이고 열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에 대한 끈기를 내려놓았다. 주님께서 사역을 위해 음악을 드리기 원하셨다. 그리고 내겐 마지막 끈기가 남았다. 하나님 사랑, 영혼 사랑으로 이루는 사역이다. 그 사랑으로 숱한 시간을 이겨냈다. 그리고 삼일가족을 섬기는 담임목사가 되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이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담임목사로 섬기면서 이 말의 의미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아마 이 말은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 같다. “자리”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위치이기 때문에 말 하나 행동 하나를 쉽지 않다.

지금 나는 끈기에 대한 새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책임감으로 버티느냐?” 아니면 “사랑으로 버티느냐?”이다. 물론 정답은 알고 있다. 사랑 없는 책임감은 생명이 없고 책임감 없는 사랑은 사명이 없다. 이 싸움의 결론은 마지막까지 둘 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많이 힘들기 때문에 한쪽을 포기하고 싶다. 그러나 이제야 어머니의 말씀이 이해된다. “네가 끈기만 생기면 제일 잘할 거야.” 부족한 목사를 위해 끈기 있게 기도해주실 것을 사랑하는 교우들에게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