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신년특별새벽성회를 마쳤다. 30여명의 교우들이 어둠을 깨치며 예배당에 나와서 함께 예배하고 함께 기도했다. 특별히 이번 특새는 내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제자훈련에서 두 달을 넘게 다루는 내용을 단 5일 만에 정리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까지의 특새에 비해 설교준비에 갑절로 공을 들였다. 많은 내용 중 엑기스를 뽑아야 하니 까다로웠고, 어렵지 않게 전해야 하니 더욱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년특새를 마치고 남은 것은 아쉬움과 감기몸살, 그리고 낮밤이 바뀐 생활리듬이었다. 강단에서 내려와서 매일 혼잣말을 되뇌었다. “아 내용이 너무 많았어... 조금만 더 쉽게 할 걸... 말이 빨랐어... 기도에 더 힘을 냈어야 했는데...” 목이 잠겨 병원에 갔다. 의사분이 말씀하시길 “수면부족이에요. 약 먹고 푹 주무세요.”

담임목회를 시작하면서 내게 부족한 것은 수면만이 아니다. 매일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내 부족한 모습이 교우들에게 드러날 것 같아 부끄러웠다. 계획한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아 조바심에 시달렸다. 강단에서 내려올 때면 마음이 이미 고속도로로 도망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부끄러움을 참고 교우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한 것이 있다. 교회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역시 목회는 겸손한 마음과 무릎으로 한다는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어차피 하나님의 교회니까... 주님의 사랑하는 양들이니까... 그리고 나는 목동이고 양치기개에 불과하니까...

특새에서 나눈 말씀처럼 관계가 새로워져야 새 사람이 될 수 있다. 하나님과의 친밀감, 그리고 그 위에 세워진 자존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목회도 이러한 관계 위에 지어져야 흔들리지 않는다. 목회의 위기는 지치고 상한 심령이 아니라 자만하고 높아진 교만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내 부족함과 부끄러움은 주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는 통로인 것 같다. 이 통로가 깨끗해야 사랑이 흐른다. 며칠새 날이 풀렸다. 우리 교우들의 마음도 잠시라도 하나님의 온기로 풀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