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이라는 말이 이만큼 어울린 적이 없었다. 국내외 안팎으로 벌어지는 불안정한 상황에 없던 불안감마저 생기는 혼란한 정국이다. 만화에 나올 법한 인물이 미국대통령이 되었다. 막장드라마에서 볼 법한 일들이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한참 공부에 전념해야 할 학생들이 광화문 거리에 뛰쳐나왔다. 어머니라는 이름을 건 우익단체는 시위에 나온 학생들을 훈계하며 반대시위를 벌인다. 이만큼 복잡했던 때가 있을까 싶다.

이런 갈등들은 SNS 안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미국대통령 선거결과를 놓고 기독교인들의 입장이 양 갈래로 나눠져 대립되고 있다. 낙태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옳겠느냐는 의견... 반면 전혀 기독교적이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은 공화당 후보를 찍어주는 것이 신앙양심에 합당하냐는 의견... 뿐만 아니라 대통령 하야를 놓고도 설왕설래가 있다. 이런 대통령을 당장 끌어내려야한다는 입장과 하야 후 혼란한 상황을 어떻게 감당하겠냐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이러한 대립구도 속에서 목회자로써 걱정되는 한 가지는 너무 살벌하다는 것이다. 입장과  견해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아닌 격론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 사람은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며 존중하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이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나는 사회적 분위기는 분노가 상식을 장악하는 형국이다. 그만큼 국민들이 마음의 여유를 잃었고 소망의 끈을 놓친 것 같다. 서로 상처를 주고 끝나지 않을까 걱정되고 답답하다.

지난주부터 뜻이 있는 동역자들이 함께 모여 나라를 위해 24시간 기도를 하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 해결될 지 모르나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붙잡아 주시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주기를 간구하고 있다. 기도순번을 지키며 중보의 자리에 설 때마다 이런 기도를 올린다. “메마른 땅에 단비를... 마른 뼈에 생기를... 분노 위에 위로를... 무너진 것을 온전하게 세우소서.” 그리고 내 삶의 영역 가운데 중보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누군가의 마음에 은혜의 통로를 여는 사람... 지금은 진짜 중보자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