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던 1여전도회 가을소풍을 드디어 다녀왔다. 날짜선정, 장소물색, 식당선택까지 몇 번을 바꾸고 변경하였다. 결국 우리가 찾은 곳은 “감악산 운계출렁다리... 길이 150m, 폭 1.5m의 운계출렁다리는 우리나라 최장 산악현수교이다. 얼마 전부터 TV뉴스에 소개되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단풍과 어우러진 풍경을 보고 한번 도전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혹시나 하는 걱정에 먼저 답사를 했다. 걸어서 15분을 올라가는 산길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장소를 옮길까 고민하다가 관리사무소를 들렸다. 실버권사님들의 사정을 설명했더니 차로 이동하도록 허락해주셨다.

아침 일찍 모인 여전도회 회원들이 떡과 간식을 포장하고 있었다. 마음이 들떠서 잠을 설쳤다는 권사님, 처음 가보는 곳이라 기대된다는 집사님... 그렇게 총 16명이 함께 차에 올라탔다. 한 시간을 달렸다. 그리고 갑자기 눈앞에 단풍이 펼쳐졌다. 산 중턱쯤 되었을 때 차에서 내렸다. 자연과 인공이 연출한 장관이었다.

출렁이는 다리난간을 붙들고 한 걸음씩 걸어갔다. 집사님 한분이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다며 멈춰 서 계셨다. “집사님, 제 손을 잡고 한 걸음씩 걸어 봐요. 조금만 가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거예요.” 집사님은 내 손을 잡고 한 걸음을 나아가셨다. 그리고 다리 중간에 이르렀을 때 잡은 손을 놓으셨다. “목사님, 생각보다 괜찮아요.” 용감하게 다리를 건너시고는 사진도 찍고 경치도 즐기셨다. 그렇게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권사님 한분이 카톡을 보내셨다. “출렁다리에서 집사님 손을 잡고 오시는 목사님 무지하게 아름다웠습니다. 말수가 적은 집사님께서 너무너무 좋았다고 하셨어요.” 갑자기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게 교회인가 싶었다. 어려운 길, 힘든 길, 출렁이는 삶의 길도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는 교회... 믿고 사랑하고 소망하는 참 교회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 교회는 사랑이다. 교회는 사람이다.”

전화를 한통 받았다. “목사님 재개발조합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요.” 우리 교회가 갈 길을 아직도 멀다. 해결할 문제도 너무 많다. 하지만 이렇게 믿으려한다. 함께 손을 잡을 형제자매가 있으니 이 길 또한 이겨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