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졌다. 들어도 믿기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다. 국기문란, 국정농단...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혼돈의 태풍이 세상을 휩쓸었다.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사이비교주의 딸과 교제하며 국정을 논의했다. 대통령을 등에 업은 그 아주머니는 온갖 부패와 갑질로 나라를 더럽혔다. 한 마디로 “대략 난감”의 상황이다.

가는 곳마다 이 얘기뿐이다. 분노와 한숨으로 거리가 어두워졌다.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 벌어질 상황이 거짓말 싸움으로 그칠 것 같다는 씁쓸한 예측이다. 그렇게 조금씩 무뎌져 가다가 또 하나의 정치 불신 이야기로 마무리될까봐 겁이 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도 이 사태에 자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사이비교주에 의해 주최된 구국기도회에 각 교단의 지도자들이 참여하였다는 보도는 정말 얼굴을 뜨겁게 만들었다.

교과서 같은 이야기지만 지금은 어느 때보다 냉정한 분별력이 필요한 때 이다. 냉정한 시선으로 사건의 추이를 살펴보고 거짓과 진실을 분별해야한다. 또한 전체를 조망하는 눈을 열어야 한다. 뉴스 한 토막에 울고 웃는 것이 아니라 이 지경이 된 이 나라의 내면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안을 찾아야한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시각이 절실한 때이다.

얼마 전 한 교육단체에서 “청소년 정직지수 설문조사” 결과가 생각난다.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겠냐는 질문에 47%의 청소년이 “YES”라고 말했다. 그만큼 돈이면 최고고 힘이면 아무 문제없다는 쓰레기 가치관이 세상을 더럽히고 있는 것이다. 교회마저 “갱신”이 아닌 “성장”에 매달려 “복음”이 아닌 “축복”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개교회 이기주의”의 늪에 빠져 죽어가는 영혼들과 무너지는 제단을 외면하는 같아 안타깝다. 그 모습이 “나”이며 “우리”이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정신 똑바로 챙기자. 묵은 땅을 갈아엎자. 우리는 주님께서 부르신 “세상의 빛과 소금”이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새벽별은 빛난다. 혼돈이 더할수록 진리는 강하다. 종교개혁주일을 맞아 다시 한 번 우리를 돌아보기 바란다. 부르심을 회복하자. 우리 교회만큼은 하나님이 찾으시는 참 교회가 되자. 오늘 이곳 바로 나부터 다시 복음 앞에 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