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피아노를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부른다. 아름다운 화음과 변화무쌍한 음색, 그리고 풍부한 볼륨을 갖춘 이 악기 하나만으로 모든 음악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보편화되어 각 가정에까지 보급되었지만 피아노가 세상에 소개된 지는 200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피아노의 원래 이름은 “피아노 포르테”였다. 여리고 센 소리를 동시에 낼 수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피아노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음역을 고려해서 88개의 건반으로 이루어져있다. 건반과 연결된 88개의 해머가 쇠줄을 퉁기면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피아노를 열어보면 이백여 개의 쇠줄이 숨겨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온과 습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피아노의 맑고 선명한 소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보통 1년에 두 번씩 현들을 닦고 조이는데 이를 “조율”이라고 부른다.

지난 주 금요일, 피아노 조율사가 교회를 방문했다. 두 시간이 넘게 두 대의 피아노와 씨름했다. 조율을 하며 이런 얘기를 하셨다. “카페에 있는 피아노 소리가 많이 상했네요.” 아무래도 여름동안 내린 폭우며 습기에 현들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줄을 당기며 조이는 조율사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영혼은 지금 어떤 소리를 내고 있을까?”

영혼의 소리는 잘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차라리 들리고 만질 수 있다면 수리할 수 있으련만 그럴 수 없으니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영혼에 문제가 생기면 이상한 소리가 새어난다. 감사와 찬양으로 채워져야 할 삶의 자리에 불평과 원망, 그리고 비난들이 흘러나온다.

이때가 곧 영혼이 조율을 받아야 할 때이다. 불편하고 거리낄 수 있지만 꼭 해야 한다. 그래야 산다. 느슨한 기도생활을 조여서 거룩한 열망을 회복하고 헐거워진 죄에 대한 감각을 당겨서 경건의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의 영혼을 조율하시는 분은 성령님이시다. 주님의 손에 영혼을 맡길 때 비로소 평안과 소망을 찾을 수 있다. 10월 한 달 우리 모두 영혼을 조율하는 시간을 마련하자. 삼일가족 모두가 영혼의 맑은 소리 고운 소리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주님께 올릴 좋은 음악을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