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위가 계속 되고 있다. 심각한 것은 밤이 되어도 열기가 가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어컨을 켜려 해도 누진세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다. 할 수 없이 선풍기를 강으로 올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열풍기로 변한다. 전기료 아끼기를 사명처럼 생각하시는 어머니조차도 결국 이렇게 연락이 왔다. “성민아 이제 에어컨 사야겠다.”

열대야 덕에 잠자리에 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리우올림픽 애시청자가 되어버렸다. “에페”니 “사브르”니 과자 이름 비슷한 펜싱종목이 익숙해지고 여자양궁선수들의 신상을 외워버리기까지 한다. 관심도 없던 사격경기의 룰을 알게 되었다.

올림픽을 시청하면서 깨닫게 된 두 가지가 있다. 지나친 TV시청은 눈 건강을 해친다는 것과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멘탈”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예전까지 체력이 받쳐주고 기술이 향상되면 일등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큰 경기에서 순위를 좌우하는 것은 “정신력”이었다.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던 선수가 경기 당일 멘탈이 무너지자 연거푸 실수를 했다. 반대로 이름조차 알 수 없던 신예선수가 혜성처럼 나타나 메달을 딴다. 그래서 코치들은 선수들의 기량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마인드컨트롤을 훈련시킨다고 한다. 마음의 요동을 막고 평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비약인지 모르나 잠언말씀이 떠올랐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 4:23)

성경 역시 마음이 능력이라고 말한다. 숱한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낸 바울 역시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마음속의 예수를 포기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능력이라고 고백했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왜 나는 자꾸 까먹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머릿속에 기억을 먹어버리는 나쁜 벌레가 사는 것 같다. 이 벌레는 바쁠수록 더욱 왕성해진다. 마음을 지키기 위해 능력을 붙들기 위해 벌레잡기를 시작해야겠다. 벌레는 먹을 게 없으면 사라진다. 말씀의 빗자루로 마음을 다시 쓸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