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를 통해 ‘치매’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가 소개되었다. 일본 국립 장수의료연구센터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귀지제거가 인지능력을 향상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보도이다. 이 실험은 치매가 의심되는 노인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귀지를 제거한 후 한 달 만에 인지기능이 5% 향상되는 결과가 나왔다. 다시 말해서 ‘귀를 잘 파면 치매가 예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였다. 귀지를 제거하면 들리지 않던 소리들이 들리게 되고 이 때문에 뇌에 자극이 증가된다. 자극이 증가함에 따라 뇌기능이 향상되는데 문장에 대한 이해력이나 기억력이 높아져서 치매개선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람에 따라서는 난청에 의한 우울증까지 개선될 수 있다고 하니 귀 파는 것을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는 문제이다.

성경에는 이와 비슷한 영적 이해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멸망을 ‘영적 치매’에서 원인을 찾고 계신다. 하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고 출애굽의 역사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멸망을 자초한 것이다. 멸망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복되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였다. 귀를 파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무리들을 향하여 이같이 말씀하셨다. "이 백성들의 마음이 완악하여져서 그 귀는 듣기에 둔하고 눈은 감았으니"(마 13:15a). 영적으로 완악해진 귀지를 파내야 멸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말씀이다.

뿐만 아니라 귀를 파는 것은 가족 간에도 필요한 일 같다. 명절에 모인 가족들이 원하지 않는 어려움들을 겪게 되는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소통의 부족’이 원인이다. 들으려고 하지 않거나 듣기 전에 이미 판단해 버림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배려하고 마음을 헤아리는 준비, 나의 마음에 귀지를 파내고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이번 추석은 모든 교우들이 하나님을 향한 귀를 파고 가족을 향한 귀를 파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스도인의 귀는 사람을 살리는 귀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