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들과 함께 나들이를 다닌 지도 10년이 되어 간다. 자랑일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여러 곳을 다녔다. 서울 근교에 있는 웬만한 관광지는 거의 가본 듯하다. 맨 처음에는 스타렉스 2대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우등전세버스를 렌트할 정도니 많이 발전된 것 같다.
그래서 고민이 되었다. 장소를 물색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권사님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나 롯데타워 안 가봤는데...” 사실 서울 사람은 의외로 남산에 안간다. 부산사람은 해운대를 옆에 두고 지나치기만 한다. 마치 의정부 사람이 사패산에 안오르는 것과 같다.
롯데타워 역시 그런 것 같다. 가보고는 싶지만, 정작 가기는 귀찮은... 그런데 의정부 시민이 된 나로서는 어느덧 서울이 구경의 대상이 되었다. 아마 우리 권사님들도 그러셨던 것 같다.
“이번에는 서울 나들이를 갈까요? 배도 타고 타워도 올라가고... 어때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회비를 걷게 되었는데, 실버들의 호응이 나쁘지 않았다. “우리 서울 간 김에 좋은 데서 식사를 합시다.” 답사를 가고, 선상 뷔페를 찾고, 동선을 정리하였다. 그렇게 계획한 서울 구경... 그런데 며칠, 날이 궂고 비까지 내렸다.
“괜찮을 거예요. 우리 교회 어디 갈 때 언제 날씨 나빴던 적 있나요?” 말은 쉽다.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탄다. 날씨, 교통, 스케줄 등... 모든 것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드디어 그날! 힘껏 멋을 내고 오신 실버들, 생기가 돈다. 버스는 생각보다 고급졌다. 미세먼지가 있긴 헸지만 날씨는 최고... 더구나 예상보다 타워가 붐비지 않았다. 식사가 문제였는데, 전도사님의 열심과 하나님의 도움으로 여의도에 도착하자마자 입장할 수 있었다.
한강 위에서 유람선을 타고 멋진 기타연주를 듣는다. 갈매기가 날라와 냉큼 먹이를 받아먹는다. 돌아오는 차 안이 조용하다. 실버들과 간만에 서울구경... 참 평화롭다. 혼자 감사기도를 드리고 한숨 크게 내려놓는다. 함께 도우신 모든 교우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