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났다. 새로운 국회가 조직되었다. 결론은 범야권의 일방적인 압승... 여당은 탄핵 저지선을 지켰다고 스스로 위로하는 듯하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총선의 후폭풍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야당 대표들이 모두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 전직 상관, 전직 당대표, 전직 경쟁자... 원래도 협치는 쉬운 것이 아닌데, 불편한 관계까지 앉고 가야 하니,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진보언론을 차치하고서라도 보수언론과 해외언론까지 대통령의 레임덕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국정 지지율이 20%대까지 주저앉았다. 한 마디로 위기의 위기다.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누구의 말처럼 정치 초보 대통령의 한계일까?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한계를 알고도 국민의 절반이 대통령을 선택한 것이다.

그 이유는 둘 중에 하나였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불만, 혹은 새 인물에 대한 갈망... 어쩌면 이분이 당선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정치인과 다를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소신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나라를 잘 이끌어갈 거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 눈에는 소신이 고집처럼 느껴지고, 신선함이 불안감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루아침에 장점이 가장 큰 단점이 되었다.

대부분의 언론은 그 이유를 오만과 불통이라고 진단한다. 잘 듣지 않았다는 말이다. 밉든 곱든 국정 파트너인 야당을 무시했다. 대파가 875원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높은 물가 때문에 힘들어하는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어찌 보면 이번 선거 결과는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이 못했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와 만난다는 기사를 보았다. 제발 좋은 결과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힘든 상황인데 민생에 도움이 되는 정치를 기대해본다. 그래서 요즘에는 저절로 대통령을 위한 기도가 나온다. 다시 124기도를 똑바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