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은 1여전도회 어머님들과 데이트 하는 날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함께 모여 기도하며 빵을 나누기 시작한 것이 벌써 6개월이 흘렀다. 처음 시작은 참 어색했다. 기타를 치며 찬양을 하는 것도 어색했고, 서로 기도제목을 나누는 것도 어색했으며, 통성으로 함께 기도하는 것 역시 익숙한 일이 아니었다.

솔직히 나조차 어색했다. 그동안 여러 사역경험이 있었지만 실버들과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아내와 같이 기도회를 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낯선 상황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권사님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벽들은 무너졌다. 가까워졌고 또 익숙해졌다. 급기야 정말 은혜로운 시간이 만들어졌다.

지난 주 기도시간에는 함께 모여 “왕이신 나의 하나님”을 부르며 시편 145편의 말씀을 나누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금요기도회 설교가 제일 편하다. 권사님들이 귀를 쫑긋 세우시고 바라보시는 눈길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제가 30주년기념예배를 준비하며 기도하는 제목이 있어요. ‘하나님, 우리 교회를 주님께 돌려드립니다.’ 이렇게요. 정말 주님이 삼일교회의 왕이셨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제가 먼저 종이 되어야 할 텐데요. 사역욕심도 버리고 목회야망도 버리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종이 되고 싶습니다. 기도해주세요.”

한 권사님께서 내 고백에 응답하셨다. “맞아요. 목사님 먼저 제가 낮아져야겠어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하나님이 왕이 되시죠.” 여러 말이나 거창한 말보다 훨씬 값어치 있는 고백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간절히 함께 기도했다. “하나님, 우리 교회의 왕이 돼주세요. 우리 교회가 주님 교회되게 해주세요. 이번 주일예배가 그런 예배가 되게 해주세요.”

막혀 있던 영혼의 체증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래, 우리 교회는 하나님께 드리고 나는 종이 되어 주님을 섬겨야겠다. 30주년 다시 시작하는 호원삼일교회는 하나님의 것이다. “왕이신 하나님 높임을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