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에 오기 전까지 나는 개떡에 대해 알지 못했다. 내가 아는 것은 쑥버무리, 쑥절편 정도였다. 나이가 들기 전까지 그렇게 좋아하질 않았다.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면 맛난 척하고 먹는 정도였다.

내가 처음 개떡을 먹은 것은 심방 때였다. 권사님 댁을 심방 했는데 목사님 오신다고 특별히 준비했다고 하시며 개떡과 도토리묵을 내놓으셨다. 좀 낯설었다. 떡이라기엔 너무 얇고, 전이라기엔 너무 빤질한 색감... 더구나 권사님의 손가락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목회의 절반은 잘 먹는 거라 한입에 넣었다. 처음 들어온 것은 짙은 쑥향이었다. 나중에 듣기로는 뒷산에서 직접 캐신 거라 하셨다. 그리고는 쩍쩍 소리가 날 정도로 쫄깃한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마무리는 직접 짜놓으신 참기름이 뒷맛을 꽉 잡았다. 맛나게 먹는 모습을 좋아하셨다. 그래서 심방 때면 어김없이 쑥개떡이 올라왔다.

개떡의 역사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1여전도회의 중점사역이 되었다. “목사님, 개떡 만들어서 팔까 하는데요. 괜찮을까요?” “그럼요. 많이 파시고, 돈도 많이 버세요. 전도회가 하는 일이 많잖아요.”

삼삼오오 권사님들이 모였다. 전문가처럼 일사불란하게 개떡을 만드셨다. 마치 잔칫집 같았다. 내내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개떡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그리고 개떡은 교회의 전통이 돼버렸다.

하지만 이 훈훈한 전통이 멈춰버렸다.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변화가 생겼다. 다시 사업을 시작하시기엔 권사님들이 연로해지셨다. 다시 권사님들이 만드시는 개떡을 먹을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다시 주방에서 개떡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시키지 않았는데 고난주간 특새를 위해 2ㆍ3여전도회 권사님들이 모이신 것이다. 식당에서 다시 웃음소리가 난다. 참기름 냄새가 가득하다.

개떡 같아서 너무 좋았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서 만들던 개떡이, 어려움을 같이 견뎌내는 교회가 된 것 같아 좋았다. 개떡 같은 교회... 내가 아는 가장 따뜻한 말이다. 우리 교회가 그렇다.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