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쉽게 잠든다. 집에 와서 씻고 나서 눈을 감으면 새벽 세 시다. 이런 적이 잘 없었다. 그만큼 피로가 쌓인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심방에, 특새에, 양육에, 설교 준비에, 다른 사역까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의 최대치에 다다른 듯하다.

욕심을 부린 것이 아니다.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필요에 따라 사역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주님께 이렇게 기도 드렸다. ‘하나님, 좀 힘들긴 해요.’

미리 운동을 좀 해놓을 걸... 심방을 조금만 늦출 걸... 전도사님을 빨리 모실 걸... 걸 걸 걸하다가 결국은 이렇게 생각을 맺는다. ‘그래도 기쁨으로 감당하자.’

그도 그럴 것이 몸은 힘들지만, 사역은 열매가 있다. 심방을 하면서 잊었던 옛 기억을 떠오른다. 가정을 돌아보면서 잃었던 마음을 되찾는다. 청년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묻혔던 패기가 떠오른다.

그리고 한계에 도달할 즈음이면 하나님의 만지심이 있다. 마치 로뎀나무 밑에 지쳐 쓰러져 있는 엘리야를 어루만지셨던 것처럼, 말보다 더 따뜻한 주님의 터치가 느껴진다. 그러면 마음이 풀린다. 다시 숨을 쉰다. 생각을 해보니 이게 사역인 것 같다.

어제는 몸이 아파 교회를 자주 못 오시는 집사님 댁을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가슴 한편이 아려왔다. 성경을 열고 말씀을 나눴다. 주님께서 집사님에게 전하기 원하시는 마음이 다가왔다.

함께 식사를 했다. 맛난 갈비탕 한 그릇... 그것도 특으로^^ 말도 없이 먼저 계산을 하셨다. 모두 고마워서 어쩔 줄 몰랐다. 그랬더니 이렇게 답하셨다. “같이 식사할 수 있어서 제가 너무 고맙지요.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가 알았다. 그게 진심이란 걸...

편하고 좋은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살아보니 그렇다. 좋은 것은 항상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오늘도 주일 준비로 시간에 쫓기지만, 나는 믿는다. 苦盡甘來(고진감래)... 하늘의 단 맛, 주님이 준비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