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청년’이란 떼어내지 못할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사역자로 첫발을 디딘 곳이 건대 서울캠퍼스였다. 초짜 간사로 부끄럼도 많고 실수도 잦았다.(아직도 학생들 생각하면 미안하다;;) 돈도 없었고, 능력도 없었다. 뿐 만 아니라 사역에 대한 확신도 적었다. 돌이켜 보면 청년 사역이라 감당했던 것 같다. 그나마 제일 익숙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가서 역시 청년부를 맡았다. 15명 조금 넘는 작은 공동체였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았다. 이민 1.5세대, 2세대, 그리고 유학생들이 섞인 모자이크 같은 모임이었다. 이런저런 시도들을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나 역시 미국 적응 중이었기 때문에 의욕만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사역 중 큰 어려움도 겪었다.

그렇게 3년... 말이 통하고 소통이 될 즈음 갑자기 귀국해야 했다.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도 다른 문화 다른 생각의 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청년부를 맡았다. 의정부에서 1년, 강남에서 4년... 의도한 것이 아니다. 저절로 그렇게 됐다. 행정목사에서 청년목사로, 교구목사에서 다시 청년목사로... 숙명처럼 다시 그 자리였다.

한 청년이 물었다. “목사님은 청년 사역에 비전이 있으신가 봐요.” 미안해서 아니라고 답하지 못했다. 그래도 주님께서 맡기신 사역에 최선을 다했다. 좋은 만남, 좋은 열매들이 있었다. 주님께 참 감사했다. 하지만 담임이 되면서 마음으로 다짐했다. ‘청년은 이제 그만...’

우리 교회 와서 제일 먼저 찾은 것이 청년사역자였다. 교회가 부흥하려면 그 불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몇 년 흐르고, 사역자들이 오고 가면서... 지금 나는 다시 청년 사역을 하고 있다. 텐션 끌어올리기가 어렵다. 바이브 맞추기가 힘들다. 그래서 사역을 마치고 나면 한 시간은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있다.

하지만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이때를 위함이라는 것을... 하나님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없고, 그 끝도 알 수 없으나, 인도하심을 따르기로 했다.

청년사역 2기... 이젠 아빠의 마음으로 청년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