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내 기침 감기에 시달렸다. 이번 감기는 얼마나 질긴지 잠을 안 재운다. 멈추지 않는다. 떨어지지도 않는다. 강단을 지켜야 하기에 어떻게든 넘겨보려고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몇 차례 주사를 맞고, 제 때에 약을 챙겨 먹고, 좋다 하는 음식은 다 찾아 먹었다. 생강진액, 쌍화차, 홍삼, 무즙, 도라지액... 하지만 차도가 없었다.

기침 때문에 누울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앉아 졸았다. 새벽녘 말씀을 펴놓고 기도 반 기침 반, 묵상을 할 때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다. 그때 독감주사를 맞을 걸... “목사님, 이번 감기는 엄청 독하데요. 이것저것 다 섞인다는데요. 꼭 예방주사를 맞으세요.”

맞는 말이었다. 생각해주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충 이런 생각 때문이었다. ‘벌써 코로나 주사만 몇 번을 맞았는데... 고마해라. 마이 먹었다 아이가...’ 어차피 맞고도 걸릴 거면 차라리 안 맞는 게 편겠다고 생각했다.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몰랐다. 바이러스는 진화하고, 내 몸은 노화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항상 이런 식이었다. 긴장을 늦추면 사고가 터진다. 앞머리보다 뒤끝이 사납다. 그런데 이걸 잊는다. 그래서 외양간만 고친다. 거기엔 소도 없고 양도 없다.

한국 교회도 비슷하다. 정체, 쇠락, 몰락에 대한 숱한 경고들이 있었다. 이번엔 정말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음에 담는 교회가 많이 없었다. 대비하지도 않았다. 변하지도 않았다. 당장 달라진 게 없으니까... 그때 코로나가 왔다. 대차게 얻어맞았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변하게 되었다.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외양간을 고치는 계절이다. 사람도 잃고 영혼도 잃었지만, 뒤늦게라도 망치를 들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까지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교회가 많다는 것이다. 후회만 있을 뿐 반성이 없어서일까? 하지만 진실은 차갑다. 돌이키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