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의 행복은 곧 목사의 행복” 담임이 되기까지 이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물론 청년목사 시절, 청년부를 섬기며, 청년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함께 즐거워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담임목사가 되면서 나도 모르는 새 어른이 되어버렸다. 나이 먹고 몸이 둔해지는 그런 어른이 아니다. 교인들의 삶을 돌아보고, 그 영혼을 어루만지려는 큰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동고동락(同苦同樂)이다. 우리 교회에서 사역한 8년간 이 말을 잊은 적이 없다. 사역자는 항상 현장에 서야 한다는 선배 목사님의 말씀을 잊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었다. 교인이 기쁘면 나도 기쁘다. 교인이 아프면 내 마음이 편치가 않다. 그래서 가끔 오버를 하고, 실수를 했다. 개입하지 말아야 선을 넘기도 하고, 오해를 사서 욕을 먹기도 했다. 심지어 이용당하고 크게 뒤통수를 맞기도 했다.

아팠다. 후회도 했다. 그런데 다시 또 그렇게 했다. 내가 원래 이렇게 생겨 먹어서 일까? 어느 성도의 말처럼 오지랖이 너무 넓어서 그런 것일까? 하지만 나는 그랬다.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지금 여기에서...”

지난 주, 나는 올해 최고의 밥상을 받았다. 어떤 한정식집보다 훨씬 더 맛나고 귀하고 소중한 밥상이었다. “목사님, 드디어 됐어요.” 부동산 경기침체로 집이 빠지지 않았다. 이사 갈 날짜가 점점 다가왔다. 애를 태우며 함께 기도했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모든 것이 열렸다.

함께 예배를 드린다. 식사 기도를 하고 첫 수저를 든다. 마음이 찡하다. 갈비찜이 입에서 녹는다. 감사하다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목사라는 직업이 그렇게 나쁜 것 같지 않다. 공감이 감사가 될 때 하늘의 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먹지 말아야지... 이러다 돼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