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때마다 숙제처럼 다가오는 수련회는 교역자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수련회를 못 할 수 있어도, 안 할 수는 없다. 수련회 성공했다고 꼭 부흥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실패하면 파장이 크다.

내가 아는 한 교회는 학생부 여름수련회 때문에 교회 전체가 흔들렸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사고를 당한 아이의 부모님이 불신자였다.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대충 예상되실 거다. 물론 그 교회는 이 어려움을 극복했지만, 다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처럼 수련회는 많은 변수와 적잖은 위험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련회를 포기하는 용감한(?) 교회는 거의 보지 못했다. 수련회가 주는 의미와 열매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련회의 가장 큰 유익이 무엇일까? 나는 주저 없이 ‘공동체’라고 말할 것이다.

우리가 교회라는 이름으로 한 공동체가 되었지만, 정작 함께 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봉사를 하는 분들은 주중에도 만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예배, 혹은 그 이후 고작 몇 시간이다. 그나마 서로 얼굴 보고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말은 한 교회인데, 헤어샵 동기보다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막상 수련회를 떠나서 이삼일을 같이 지내는 것은 굉장한 부담이다. 가깝고도 먼 당신과의 낯선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이 지낼 뿐 아니라 같이 예배한다. 기도한다. 말씀을 나눈다. 어느덧 어색함이 사라진다. 조금씩 라포(Rapport)가 형성된다. 그리고 집에 돌아갈 즈음 아쉬움마저 남는다. 중요한 건 성령님이 거기에 계신다는 것.

이번 청년수련회에서 그런 인상을 받았다. 특강 때문에 잠시 들렸을 뿐이지만 전과는 다른 공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성령님께서 우리 청년들과 가까이 계시는 것이 느껴졌다. 한마디로 다음이 더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함께 한 모든 분들 고생 많으셨다. 특급칭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