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와 함께 하는 것에 많이 서툴다. 잠깐 있는 것은 좋다. 그냥 바라보는 것도 좋다. 그러나 들어주고 놀아주고 재워주는 것은 너무 어렵다.
연애시절, 아내는 내가 아이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육아에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속이는 꼴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자주 구박받고 혼나고 미움받는 일이 많았다. (아직도 가끔 그때 얘기를 한다;;)
나는 아이와 함께 하는 5분이 운동장에 뛰는 1시간보다 힘들다. 그 이유는 이해가 안되기 때문이다. 내 뇌구조 상 이해가 안되면 행동이 어려운데 아이들은 항상 그 극단에 있다. 아내는 아이를 울리는 나를 보면서 누가 진짜 아이인지 모르겠다며 자주 핀잔을 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 교회 사역 중 선교원 예배를 담당하게 되었다. 100명 아이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200개의 눈... 당황스러웠다. 처음 예배를 망쳐버리고 집에 돌아와 책을 파기 시작했다. 표정은 과하게, 목소리는 하이톤, 2분에 한 번씩 시선을 집중,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게... 그렇게 2년, 어느덧 나는 선교원 전문 목사(?)가 되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대충 알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세 가지였다. “당장, 밖에, 같이” 아이들은 당장 재미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밖에 나가 활동적인 것을 하기 원한다. 그리고 뭐든 같이 하기를 원한다. 이것을 잘 감당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였다. 바로 사랑과 체력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위대할 수밖에 없다.
지난 3일의 여름성경캠프... 나는 사랑과 체력이 충만한 사역자들을 보았다. 위대한 어머니, 따뜻한 선생님들을 보았다. 나 같으면 그렇게 못했다. 너무 잘하셨다. 그냥 박수를 쳐 드릴 뿐이다. 흐뭇한 마음으로 내내 기도했다. “주님, 이제 우리 교육부가 다시 날아오르게 해주세요.” 정말 고생 많으셨다. 주님도 분명히 같은 마음이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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