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뉴스 헤드라인에 ‘의정부시’가 자주 오르내렸다. 좋은 소식이었으면 좋겠으나 하필 흉흉한 범죄소식이었다. 등산로에서 한 여성이 피살된 채 발견되었다. 바로 앞 사패산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귀가하던 여학생이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바로 옆 의정부 시내였다.

최근 들어 묻지마 살인이나 여성대상범죄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옆에서 일어난 흉흉한 소식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 같다. 주말이면 붐비던 등산객의 발걸음이 눈에 보일 정도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의정부에 딸을 가진 부모라면 마음을 졸이며 귀갓길을 기다리게 되었다.

요즘 교회 주위에 노숙자들이나 취객들도 꽤 늘었다. 회룡역 주변에 음식점이나 주점이 많이 생긴 탓도 있지만 아마 재개발사업이 늦어지면서 마을시설과 주택들이 노후된 영향인 듯싶다.

그런데 문제는 범죄소식이나 답답한 환경이 아니다. 언짢은 상황 때문에 점점 옹졸해지는 내 마음이 더 문제이다.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 사람을 의심의 눈으로 쳐다본다. 긍휼의 마음으로 품어야 될 영혼을 따져보게 된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물론 조심하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조심은 두려움이 되고 적개심으로 변할 수 있다.

지난 주 새벽예배시간에 권사님 성경을 훔치는 한 아저씨를 붙잡았다. 성경 앞면에 급히 이름을 적고는 자기 성경이라고 우겨댔다. 처음에는 조심히 타일렀다. 하지만 완강한 반응에 놀라 나중에는 화를 냈다. 아저씨는 급히 꽁무니를 빼었다. 그리고 그분 뒤에서 나는 이렇게 소리쳤다. “아버님, 이렇게 하시려면 다시 여기 나타나지 마세요.”

기도자리로 돌아와 엎드렸다. 그런데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잠시 생각해보니 이런 말이 마음속에 있었다. ‘하나님, 저런 사람이 너무 싫어요. 왜 우리 교회엔 저런 사람만 오는가요? 좀 좋은 사람 좀 보내주세요.’

집에 돌아와 속이 상해서 침대에 누웠다. 머릿속에 이런 질문이 계속 맴돌았다. ‘그러는 나는 좋은 사람인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까지 어떻게 그 아저씨를 대해야할지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확신이 생겼다. 이런 고민의 과정이 결국 우리를 하나님이 찾으시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 어렵지만 숙제를 잘 풀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