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다. 전도가 가장 쉬운 사람은 드물다. 나는 목사인데도 불구하고 전도라는 두 글자가 부담스럽다. 믿으실까 모르겠지만 나름 내성적인 성격이라 사람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역지를 옮길 때마다 전도팀을 맡게 되었다. 매주 한두 번씩 전도팀을 이끌고 열심히 차를 날라야 했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 무서웠다. 뭔가를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인들에게 인사를 한다. 교회를 소개한다. 심지어 복음 제시까지 한다.

그러나 내 심장은 터질 듯이 콩닥콩닥... 1시간 남짓 전도를 하고 나면 등에서 차가운 땀이 흘러내렸다. “자, 모입시다. 기도하고 마치죠.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가 뿌린 씨앗을 통해 천국의 열매가 맺히길 원합니다.” 교회로 돌아오는 길... 만감이 교차한다. “휴~ 오늘도 무사히”

“박 목사님은 전도에 은사가 있으신가 봐요. 너무 자연스러워요.” 사정도 모르는 동료 목사가 얄밉게 말을 건넨다. ‘하! 전도에 은사? 연기에 은사가 있겠지.’ 속에서 솟구치는 말을 삼키며 그냥 한번 웃어준다.

그래, 나는 전도가 두려운 목사다. 피하는 건 아니지만, 반기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전도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님이 원하시기 때문이다. 중국내륙여행에서 그걸 알았다. 하나님께서 영혼 한명 한명을 가리키시며 “내가 저 영혼을 사랑한다. 저 영혼이 돌아오길 원한다.”고 말씀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너무 죄송해서 조용히 울기만 했다.

그때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두렵지만 쑥스럽지만, 이렇게 모자란 나를 통해서도 구원하기 원하시는 영혼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시간, 나의 공간에서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 중에 꼭 나를 통해서 주님을 만나야 하는 상처받은 영혼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목사님, 이번 주는 역 앞에서 매실차 돌리기로 했어요.” 대단한 우리 전도팀... 목사보다 더 귀하다. 나는 지금도 주님께서 분명히 우리 교회로 인도하실 영혼들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리고 우리 전도팀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