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전남 고흥이다. 사실 이곳은 그렇게 유명한 것이 없다. 꼬막은 윗마을 벌교에 뺏겼고, 밤바다는 옆마을 여수에 가렸다. 그나마 땅끝마저 아랫마을 해남에 넘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고흥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지난 주 하늘로 올라간 누리호 발사기지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외나로도 봉래면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는 국내 유일 우주 로켓 발사장이다.

김대중 정부 때 시작하여 9년 만에 완공된 이 기지는 우주산업에 전무 하였던 우리나라에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 파랑새였다. 당시 우리나라가 우주에 위성을 올리는 상상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러나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러시아의 도움으로 건설된 발사대는 두 차례의 실패를 딛고, 2013년 1월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완성한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으며, 지난 25일에 드디어 자체 제작 소형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새 역사를 썼다.

세계 7번째 위성발사국... 하지만 이 타이틀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사실 이번 발사의 경우도 그랬다. 원래는 그 전날이 예정일이었다. 하지만 예정시간 3시간을 앞두고 컴퓨터 간 통신 문제가 발생하였다.

결국 발사연기... 대책위원회가 열리고 새벽까지 회의가 진행되었다. 더 이상 진척이 없자 로켓을 다시 눕히고 재정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사실상 발사가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연구진들은 30분만 더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새벽 5시... 감쪽같이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은 위성은 우주를 날아다니게 되었다.

누리호를 둘러싼 이틀간의 행보는 십여 년의 지난 역사를 설명하는 것 같다. 끈질김이 불가능을 이긴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날아가는 로켓을 보며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마음에 품은 하늘 소망이 열리는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보러 가고 싶다. 발사 성공을 간절하게 기도하며... 우리 교회도 분명히 그런 날이 올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