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미쳤다. 안 오른 것이 없다. 만 원 이하 백반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시작된 각국의 무제한 양적완화정책이나 미국연방준비은행의 연이은 금리인상 때문이라고 한다.

경제를 잘 모르니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현실에서 체감하는 실물경제는 정말 공포 수준이다. 얼마 전 실버나들이 답사를 다녀왔다. 몇 군데 식당을 들린 후, 이틀 전 최종예약을 하려고 연락을 했다. 아뿔싸, 그 사이 음식값이 50%나 올라버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거지방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다. 일종의 오픈 단톡방인데 여기에 각자의 지출내역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는다고 한다. 주제는 다양하지만 목적은 하나다. 바로 절약! 그래서 절약팁을 공유하고 소비습관을 평가받고 향후 목표를 공개한다.

그런데 이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참 웃프다. 9천원 남은 통장으로 한 달을 버틸 수 있겠냐는 질문에 공원 화단에서 쑥 캐서 먹으라고 한다. 커피값 아끼려고 인력사무소에서 커피믹스를 3개 가져왔다는 말에 급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버블티 먹고 싶다는 바람에 컵 밑에 검정 스티커를 붙여 마시면 비슷하다고 충고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궁색하다.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수입은 그대로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표도 안난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소비를 줄이려는 것이다. 나만 이렇게 힘든 것이 아니라는 동료의식이 얻고 싶었던 것이다. 현재 이렇게 운영되는 거지방이 천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 청년들이 이렇게 어렵다.

거지방 기사를 읽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부자방을 만들어야겠다.’ 각박해지는 현실 속에서 마음의 풍족함을 나누는 부자방이 필요하다.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바로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부터 시작하자. 부자방 같은 교회를 만들자. 그리고 진짜 부자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