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기기술자가 아니다. 전기에 대해 공부한 적도 없고, 전기공사를 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다리에 올라 강단조명을 달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재미있어 함께 봉사하시는 집사님께 웃으며 말했다. “집사님, 우리 교회가 저를 기술자로 만들어요.ㅋㅋ”

어디 전기공사뿐이겠는가? 예배당을 지었을 때는 목공이며 용접이며 인테리어며 여러 가지 공사를 경험했다. 물론 잘하진 못했다. 일하시는 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정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함께 일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목사님이 별걸 다 하시네요.”

별걸 다 하는 목사... 그 시작은 카페 리모델링 공사부터였다. 성도들이 십시일반 헌금을 모으고 내 차를 팔아서 보태도 공사비가 조금 부족했다. 그때 인테리어 하시는 집사님이 벼락같은 제안을 했다. “목사님도 손을 보태시죠.”

그 말이 마음에 차지는 않았지만, 교회를 위한 것임을 알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에 들려 작업복을 갈아입고,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열흘을 넘게 거들었다.

안하던 일을 하다 보니 몸이 쑤셨다. 그래도 감사하기로 다짐하고 열심히 거들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날 즈음 한계가 찾아왔다. 잠시 쉬는 시간에 혼자 멀찍이 떨어져서는 하늘을 보며 울었다. “주님, 힘들어요.”

주님은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그리고는 잠시 후 흰색 아반테 한 대가 내 앞에 섰다. “여기 목사님이 누구신가요? 앞으로 한 달마다 쌀부대를 드리고 싶은데요.” 그렇게 시작한 사랑의 쌀독... 그 사랑은 이웃 사랑에 앞서 우리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철없는 목사의 눈물을 주님은 그렇게 갚아주신 것이다.

돌이켜보면 별걸 다 하는 목사가 세워지기까지 별걸 다 함께 하는 성도들이 있었다. 힘들 때마다 마음을 합하여 견디고 세웠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다시 교회를 사랑하는 성도들과 함께 새로운 소망을 일구고 있다. 우리는 별걸 다 하는 교회다. 그래서 결국은 별 같이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