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려니까 잘 안되요.” 그렇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하고 재능이 있다고 해도 세월을 이길 장사는 없다. 얼마 전부터 준비한 수요실버예배... 나는 이 전도사님께 중요한 미션을 맡겼다. 식사 후 2부 순서... 처음 하는 거라 힘들 것이 예상되었지만, 전도사님의 숨겨진 달란트를 알기에 주저 없이 맡겼다.(사실 다른 대안도 없었다;;)

첫날 분명히 떨었다. 지켜보는 내가 안쓰러울 정도로... 찬양에 맞춰 건강박수를 칠 때도, 전지를 펼쳐놓고 공동체 놀이를 할 때도 전도사님은 떨고 계셨다. “자신 있게 하세요. 예전에 흥은 다 어디 가셨나요?” “막상 잘 안되요. 많이 어색하네요. 흥이 이제 다 사라졌나 봐요.”

지금 전도사님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격려다. 사실 내가 제일 못하는 거다. 하지만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모임에 참여한 몇몇 권사님들이 집에서 건강박수를 치고 계신다는 소식이었다. “거봐요. 하면 된다니까... 다들 좋아하시잖아요. 사역자는 다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어요.”

그리고 두 번째 예배가 시작되었다. 나는 기타를 들었다. 6070 찬양을 두 곡이나 불렀다. 톤을 높이고 속도를 늦춰서 실버 맞춤 설교를 했다. 지난 주보다 뭔가 개선된 듯한 느낌... 이제 전도사님 차례다. “실버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뇌 활동에 좋은 박수를 쳐볼까요?”

확실히 목소리가 달라지셨다. 실버들의 반응도 변했다. 박수 후 전도사님은 비장의 무기를 꺼내었다. 바로 빙고게임기! 통이 돈다. 볼이 움직인다. 집사님들의 귀가 쫑긋 솟는다. 권사님들의 눈이 번쩍인다. 그리고 전도사님의 또랑또랑한 목소리... 52번!!! 잠시 후 권사님 한 분이 급히 손을 드셨다. “할렐루야!” 첫 번째 빙고... 다 함께 웃기 시작했다.

수요클래식예배를 시작한 것은 실버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젠 요청을 넘어 필요가 되었다. 성도들의 필요와 더불어 하나님의 필요 말이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우리 실버들이 주님 안에서 많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