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지 말 걸 그랬어요.” 솔직히 많이 망설였다. 처음 다뤄본 주제라 잘 준비할 수 있을지, 반응이 어떨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전해보기로 했다. 최소한 같은 고민을 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지금 우리 교회가 처한 상황, 그리고 헤쳐나갈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찾고 기도하고 싶었다. 원래는 4주를 계획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6주가 되었다. 그리고 첫날이 왔다. 뚜껑을 열었다. 아뿔싸! 영하 8도...

수요새날기도회... 추위가 열의를 이겼다. 성도들이 많이 모이지 않은 것도 실망스러웠지만, 반응이 생각 같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주제는 무겁고, 대안은 모자라니, 관심이 집중되기가 어려웠다. 백 명도 안되는 교회가 천 명의 고민을 하다니 남들이 보면 웃을 일이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 그래도 멈출 수 없다. 다시 준비!

한국교회의 몰락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고 제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럴 필요를 못 느낀 것이다. 그렇게 안 해도 교회는 굴러가니까...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무너졌다. 당황스러울 만큼 치명적이다.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 크게 한몫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아직도 이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리더들이다.

마치 기상이변과 비슷하다. 학자들이 입을 모아 지구온난화의 위기를 예고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그 말을 외면했다. 불편한 진실을 용기 있게 책임질만한 리더가 한 명도 없었다. 6개월 동안 불이 났다. 어마어마한 쓰나미가 밀려왔다. 골프공 만한 우박이 떨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변한 게 없다. 이렇다 할 기후협약 하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주님께서 우리 교회를 어떻게 쓰실지 모르겠으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준비된 자가 쓰임을 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 살기에도 바쁜 세상이지만, 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여유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영하로 떨어진다. 추위가 눈앞이다. 그래도 열의는 식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