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로 바람 잘 날 없었던 한주였다. 멀리 중동에서는 잇단 폭탄테러가 발생하여 인명피해가 있었고 바로 옆 강남에서는 모두가 경악하는 묻지마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실망뿐이었던 19대 국회는 막말과 막장으로 문을 닫았고, 여야 할 것 없이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바로 앞조차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이 세대의 모습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안녕하세요?”라는 당연한 인사가 낯설게 느껴지는 하루다. 우리 교회조차 이 흐름을 피해갈 순 없었다. 재개발사업이 난항에 부딪히면서 예배당건축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사실 건축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외미주민들 간의 갈등과 반목이다. 이익과 이익이 충돌하면서 양측이 한발도 물러설 수 없는 극한 대립에 치닫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교회도 방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말 그대로 ‘지혜’가 필요한 시간이다. 모든 교인이 함께 기도하고 있지만 목사인 나조차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형편을 뒤로 하고 짐을 싸서 기도하러 올라갔다. 나흘 동안 묵상하며 부르짖으며 때로는 한숨을 쉬며 하나님께 갈 길을 여쭈었다. 언제나 같은 결론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내 마음 가운데 질문하셨다.

“예수께서 그들을 만나 이르시되 평안하냐 하시거늘...” (마 28:9a)

성경에서 말하는 ‘평안’은 세상이 얘기하는 ‘안녕’과 조금 다르다. 겉모습은 비슷할 수 있으나 그 중심과 이유는 전혀 다르다. 성경이 말하는 평안은 상황이나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다. 평안은 여호와 샬롬이신 하나님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친 풍랑과 큰 물결 속에서도 평안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안에 하나님, 즉 성령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비록 잘 들리지 않고 잘 느낄 수 없어도 거기 계시는 주님으로 인해 우리의 인생항해는 안전할 수 있다.

그래서 주님은 나에게 도전하셨다. “Back to the basic” 그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해결방법이다. 바뀐 것은 없으나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왔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항상 여기까지다.” 그 다음은 하나님께서 하신다. 주님이 우리 교회를 안녕하게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