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안녕하십니까? 며칠 전 접견이 있다는 통지를 받고, 저는 당연히 우리 딸이 면회 오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접견은 매월 5회로 정해져 있는데 그때마다 딸이 집사람과 함께 오곤 합니다.

하지만 접견 당일, 종이 명단에 “박성민”이라고 적혀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그래도 잊지 않고 저를 기억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장로님과 안수집사님도 함께 오셔서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그간 목사님을 뵌 것도 4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교회에 헌신도 봉사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인 변명으로는 여러가지 안정되지 못한 생활로 인해 제 스스로가 위축되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는 제게 아무 티도 내지 않고 다른 분들과 동일하게 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빨리 경제적으로 회복되어 교회를 위해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사건도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 때 잘 알지 못하고 건설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도급 업체로부터 미리 운영자금을 받은 것이 어그러지게 되어 고소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와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먼저 제 신앙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격주로 종교집회가 있어서 참석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고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2주가 지나면 자꾸 그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소중함이었습니다. 작년에 친손자와 외손자가 태어나 면회로 얼굴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 방에서 면회가 제일 많아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책과 영치금은 소중히 잘 사용하겠습니다. 형이 확정되면 다른 교도소로 이감될 것 같습니다. 출소는 아마 내년 말경일 듯 합니다. 빨리 출소하여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싶습니다. 생활이 안정되면 교회에서 쓰임 받는 큰 일꾼이 되겠습니다. 그때까지 기도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