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청년 목사였다. 목사 안수를 받은 것은 요셉이를 낳은 이후지만, 사역 초기부터 줄곧 청년 사역을 했기에 청년 목사로 불렸다. 청년 목사는 바쁘다. 청년들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가 저물기 시작할 무렵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습성 탓에 나 역시 밤 사역-좀 어감이 이상하다;;-이 잦았다.

그리고 청년 목사는 건강한 간이 필요하다. 청년이 아닌데 청년처럼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같이 먹고 놀고 웃고 울고...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고... 삼십 대에 벌써 홍삼, 영양제를 알게 된 것도 이런 연유였다.ㅠㅠ;;

뿐만 아니라 청년 목사는 귀찮다. 다른 사역에 비해 잔일이 많다. 연애상담, 결별 뒤처리, 취업 알선(못 믿겠지만 진짜다;;), 또한 각종 수련회와 단기선교들, 그리고 제자훈련까지... 해도 해도 일이 줄지 않았다.

그렇게 십 년 넘는 사역을 마치고, 한 교회의 담임이 되었다. 담임 사역은 청년 사역에 비해 안정적이고 일반적이다. 그래서 능력에 따라서는 평안한 사역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서툴다;;

그래서인지 지난 7년간의 단독목회 기간 동안 그때 그 시절이 그리울 때가 많았다. 그렇게 바쁘고 고되고 귀찮던 청년 사역이 행복했던 지난날처럼 자주 떠올랐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마 청년들의 눈망울 때문인 것 같다. 청년부를 올라와 처음 보았던 해맑은 눈망울, 밤차를 타고 새벽 바다에 도착하여 함께 해돋이를 바라보던 그 눈빛들, 수련회에서 은혜를 받고 눈물이 마르지 않은 채로 기뻐하던 그 얼굴...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귀찮아도 그 눈을 바라보면 마음이 녹았다. 없던 힘도 솟아났다. 청년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세상을 다 얻은 듯했다. 그렇게 아깝지 않은 십년이었다. 내겐 큰 영적 자산으로 남았다.

그리고 오늘 나는 청년들의 눈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본다. 부부로 가정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아름다운 눈망울... 마음이 뿌듯했다. 마음껏 축복했다. 아마도 내가 청년 목사가 아니라 아버지 목사로 변하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