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낮, 태양이 살인적인 열기를 내뿜을 때 교회는 많이 바빴다. 예배당 안에, 카페에, 주방에, 창고에, 심지어 교육관으로 가는 통로까지... 내일을 준비하는 손길이 가득하다. “집사님, 이거 같이 잡아주세요.” “권사님, 들통 어디에 놓을까요?” “목사님, 창문을 어떻게 하죠?”

누구 하나 땀 흘리지 않는 분은 없다. 상기된 얼굴로 열심히 닦고 정리한다. “하나님께서 와보라데이 잘하라고 좋은 날씨를 주셨나봐요.” 흥미롭게 이 더운 날씨가 우리 성도들에게는 좋은 날씨가 돼버렸다.

그렇다. 하늘에 구멍이 난 듯 폭우가 쏟아졌다. 도로가 잠기고, 개천이 넘치고... 그리고 언제 그랬냐 싶게 땡볕만 내리쬔다.

멈출 것 같지 않은 빗줄기가 교회 지붕을 때릴 때마다 깊은 한숨을 쉬었다. ‘주님, 이러면 어떡해요. 안 그래도 오시기 힘든 분들이에요. 날씨라도 좋아야죠.’

나는 항상 그렇게 믿음이 모자랐다. 교회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크고 작은 공사를 할 때마다, 이런저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주님께 애먼 소리를 해왔다. 그럴 때마다 주님은 말도 안 되는 응답을 해주셨다. 부족한 목사의 믿음 없음을 은혜로 가려주신 것이다. 그렇게 8년이 됐다.

“목사님, 오셔서 같이 식사하시죠, 아, 맞다. 오늘 하루 금식이시네.” “괜찮아요. 자정 넘으면 다 먹을 거예요.ㅋㅋ” 함께 나누는 식탁이 많이 풍성하다. 권사님이 공궤한 식탁과 하나님이 축복하는 사람들, 그리고 교우들의 땀 내음이 아론의 수염을 흐르는 기름보다 더 아름답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남은 일을 거둔다. 카페 유리를 닦고, 현수막을 올린다. 어제 설치한 안내간판이 꽃밭에 빛나고, 캐노피 새겨진 교회 비전이 반짝인다. 어둠 같던 골목이 해처럼 환하다. “함께 하니까 좋아요. 같이 땀 흘리고, 같이 먹고 웃고...” 그렇게 바쁜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이제 우리는 끝, 하나님의 시작이다. 주일이 기대되는 이유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살아계신 하나님, 역사하는 하나님, 우리 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나는 그분을 믿는다. 그분은 우리 교회의 주인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