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권사님께서 햄버거 사오셨어요.” “함께 드시라고 집사님께서 음료와 간식을 준비했어요.” “기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권사님께서 김밥도 미리 맞춰놓으셨데요.” 갑자기 교회 카페에 점심 만찬이 차려졌다. 에피타이저, 메인 디쉬, 그리고 디저트... 마치 미리 짜놓은 것처럼 구색이 딱딱 맞는다. 누구 생일인지 궁금할 정도로 푸짐하다.

어찌 이런 일이... 이유를 여쭈었더니 사정은 이러했다. “저희 며느리가 기도한 대로 순산했어요.” “저희 첫째가 극적으로 지난 주에 취직을 했어요.” “저는 건강 놓고 기도하다가 영적인 응답을 받았어요.”

아마 가장 기쁜 사람은 내가 아닐까 싶다. 나는 손자 낳을 며느리도 없다. 첫째는 아직 중학생이다. 당 수치는 여전히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하지만 기도 응답을 받은 성도들의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뜨겁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다. 목회할 맛이 난다.

금요어머니기도회를 시작한 지 벌써 7년이 다 돼간다. 모임이 자리 잡기까지 몇 번의 진통이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자리를 지키신 어머니들이 있었기에 기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물론 모든 기도가 응답된 것은 아니다. 때로는 기도한 것과 전혀 다른 응답이 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임이 힘이 되는 이유는 나를 위해 기도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우리의 기도를 기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부족한 목사라 기도는 여전히 쉽지 않은 영적 과제다. 교회의 이런저런 문제를 놓고 혼자 기도를 올릴 때면 마음이 천근만근 같다. 하지만 그때마다 신기하게다 연락이 온다. “목사님, 그 일 놓고 제가 기도하고 있어요.” “목사님 힘내세요. 잘될 거예요. 용기 잃지 마세요.” 그렇게 기도의 어머니들은 나의 영적 자산이 되었다.

그래서 나 역시 어머니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한다. 그 기도가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앞으로도 계속 응답의 만찬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원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