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중에 아내와 함께 서울에 있는 한 병원에 다녀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공하는 정기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이다.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병원에 붐볐다. 새롭게 지은 건물에 새롭게 들어선 검진기계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산 모양이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검사를 받기 시작했다. 신장측정부터 혈액검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위조영촬영이었다. 위 내시경은 몇 번 해보았지만 조영검사는 처음이라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임했다. 딸기향기가 나는 약물을 한 움큼 삼키고는 기분 나쁜 액체를 마셨다. 그리고 몸을 이래저래 돌리며 반복해서 카메라를 복부에 붙였다 떼었다 하였다. “숨을 멈추세요. 다시 숨을 쉬세요. 몸을 왼쪽으로 돌리세요. 움직이지 마시구요.” 검사자의 지시를 따라 움직였는데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 불안하였다.

그때 갑자기 속으로부터 부글부글 가스가 올라왔다. “안돼요. 트림하지 마세요. 참으셔야 합니다.” 스물 스물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가스를 어떻게 진정시킬 수 있을까? 머리에 쥐가 나도록 가스를 속으로 삼키고 마셨다. 그렇게 검진을 마치고 병원을 나섰다. 그리고 우리는 제일 먼저 식당으로 달려갔다. 마치 며칠이라도 굶은 사람들처럼 폭풍 흡입하였다.

사실 건강검진을 준비하며 불안함이 있었다. ‘기분 나쁜 결과가 나오면 어떡하지?’ 고민하며 야식을 참고 탄수화물을 줄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진단을 받으려면 일상과 똑같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 몸을 추스르고 음식을 가린 것은 건강검진이 미친 또 다른 유익 같다. 자신을 돌아보며 살피게 되니까 말이다.

엉뚱한 발상일 수 있으나 우리의 영혼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면 좋겠다. 검진날을 앞두고 긴장하고 근신함으로 잠시라도 마음을 챙길 수 있으니까... 물론 불편하고 불안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영혼이 강건해질 수 있다면 나쁜 도전을 아닐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교우를 위해서 정기건강검진을 할지 기도하며 방법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