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실버들과 먼 거리 여행을 한 것이 3년이 다 돼간다. 처음 장소를 정하고 답사를 떠날 때 이것이 가능할까 싶었다. 당시만 해도 확진자가 10만 명이 훨씬 넘었다. 그래도 올해는 권사님들과 꼭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제천을 향했다.

식사를 알아보고, 케이블카를 타보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동행한 집사님 한 분이 말했다. “실버들이 많이 좋아하실 거 같아요. 별로 걷지도 않고요.” 2시간 넘는 거리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풍광이 좋아 오케이!

문제는 방역 규제였다. 교회가 모범을 보여야 하므로 완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사이 벚꽃이 피고 졌다. 봄볕이 따가운 땡볕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5월, 규제가 풀렸다. 준비는 끝났다. 드디어 제천 고고!

차가 밀린 덕분에 가는 길이 두 배 늘었다. 힘들어하실 것 같아 걱정 되었지만 다행히 잘 견디신다. 그리고 제천 도착! 늦은 점심을 후딱 먹었다. 그리고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향했다. 6인 1조가 되어 산에 오른다. 생각보다 당황스러웠다. 경사 45도의 산길을 반 시간 동안 올랐다.

갑자기 하늘이 열렸다. 호수가 펼쳐졌다. 이보다 더 좋은 날씨는 없었다. 저절로 감사가 쏟아졌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늦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가는 길에 호수 옆 멋진 카페에 들려 쌍화차 한잔을 들었다. 모두가 행복해하셨다.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계획보다 시간이 지연된 까닭에 휴게소에 들려 우동을 먹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약속이라도 하신 듯이 실버들이 열심히 주무셨다. 돌아다니며 한분 한분 얼굴을 챙겼다. 주무시는 모습이 민망할 정도로 귀여우셨다. “어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해맑으셨다.

지난 2년,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그래도 인내하며 그 시간을 견뎌내셨다. 대견스럽다. 사랑스럽다. 우리 어른이들 정말 칭찬해드리고 싶다. “목사님, 오늘 너무 감사해요.” “아니에요. 제가 더 고맙죠.” 진심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큰 은혜다. 우리 교회는 감사다.